땅끝기맥8구간 [두륜산](오소재~두륜산~대둔산~닭골재)
[ 2009. 4. 21 ]

전날(20일:월) 세찬 빗줄기를 뚫고 고속버스로 해남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저녁식사하고 미리 예약한 오소재 민박집 차량 콜하여 민박집에서 1박한다. 다행히 비는 그쳤는데 서울은 아직 비가 내린다고 아내가 전화로 전한다.

민박집은 숙박만 가능하고 식사 제공은 안되는게 불편하였으나 대신 차량 제공과 들머리 날머리 접근이 용이하여 이틀 연속 숙박하기로 한다. 취사시설이 되어있어 아침식사는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라면으로 떼우고 점심으론 아침 일찍 해납읍내 사는 아들(차량 지원)이 사가지고 온 김밥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새벽 6시 기상하여 라면 끓여먹고 산행준비하여 주인 아들의 차량으로 5분 거리의 오소재로 이동하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가득하고 산허리엔 자욱한 안개를 걸치고 있는 축축한 기분이다.

주인 아들이 알려준 산행기점은 일반 등산로라 판단되어 고개마루로 올라보니 예상대로 기맥 마루금을 잇는 등산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7시 정각에 오소재 쉼터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 뒤편의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설악 황철봉의 너덜지대 못지않은 장엄한 너덜바위지대를 넘어서고 직벽바위의 밧줄에 몸을 의탁하고 힘겹게 올라서면 노승봉(685m)으로 때맞춰 돌풍이 불어오니 강한 한기에 몸이 움츠려들고 발아래 사방은 안개가 자욱하여 끝을 짐작할 수 없어 약간의 두려움이 엄습한다.

직벽을 내리고 오르면 두륜산 최고봉인 가련봉(703m)에 올라서고 진한 안개로 아래 끝이 보이지 않은 가파른 경사의 나무계단을 후들거리며 한참을 내려가 땅을 밟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두륜봉(630m)오름에 구름다리 형태의 바위가 신비스럽고 위봉 갈림길에서 위봉 투구봉은 좌측으로 흘려 보내고 우측으로 기맥 마루금을 이어 가면서 비로소 경사가 완만하고 걷기 조금 편한 흙길도 나타난다.

좌측의 위봉 산줄기를 의식하며 대둔산에 오르면 '도솔봉 672m'이라는 표지석과 웅~웅~ 울고있는 통신시설이 세워있고, 50여m 쯤엔 KBS, 목포MBC, KT의 건물과 통시시설들이 운집해 있다.

월출산 구정봉 처럼 암반에 물구덩이가 여럿보이는 햇볕드는 널직한 바위에 자리잡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옅은 박무 사이로 가야할 남쪽 산줄기를 살피는데 공룡등짝 모양의 암릉암봉 연봉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두륜산 일대의 웅장함과 달리 아기자기한 경관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암릉구간을 때론 아슬아슬 사지로 기어 넘고 때론 우회하면서 해남 공룡에 빠져들다 보면 남쪽 멀리 아스라하게 달마가 유혹하고 닭골재가 있는 13번 국도로 내려서니 오후3시50분이다.

내린 지점은 닭골재 고개마루가 아니고 우측으로 100여m 더 올라서야 잘못 내렸음을 확인한다. 내린 시각 현재로는 민박집 차량을 부를 수 없어(농협직원으로 근무중이라) 달마산까지 더 진행할까 어쩔까를 망설이다가 그만두기로하고 해남택시 콜하여 해남으로 이동하여 산행준비물 구입과 식사하면서 시간보내다가 저녁시간이 되자 민박집 차량 불러 숙소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