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해인사 성보박불관~가야산 상왕봉~칠불봉~서장대~만물상~성주 백운동) [ 2010. 8. 4 ] ◎ 산행길 : 해인사 성보박불관(07:00)~상왕봉(10:00)~칠불봉(10:55)~서성재(11:45)~만물상~성주 백운동(14:00) 2003년 6월, 백두대간 제3구간 3일 연속 종주에서 둘째 날은 20여명의 친구들이 축하 산행차 합류하여 덕유산 구간을 지나고, 세째 날 16시간이 넘는 산행의 거의 마무리 무렵 대덕산(1290m) 정상에서 남동방향으로 경북과 경남의 도계를 따라 뻗은 준령과 가야산의 유혹을 간신히 참아 넘기고 덕산재로 하산하면서 꼭 한 번 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 신라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말년에 一入靑山更不還(한 번 청산에 들어가면 다시는 안나오리라)며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는 '산모양은 천하 으뜸이요, 그 땅의 넉넉함은 해동의 첫째라'는 그 가야산에 2010년 여름, 무더위 기승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드디어 오른다. 3일 아침 9시 발 서대구행 고속으로 대구를 거쳐 합천 해인사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 경, 1km 남짓한 거리의 해인사에 들러 경내 관람하고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에 동동주로 늦은 점심겸 저녁을 떼우고 인근 여관에 여장을 푼다. 4일 6시에 기상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7시 정각에 숙소를 출발하면서 가야산 산행을 시작한다. 성보박물관을 끼고 해인사 방향으로 촉촉히 젖은 길을 오르다 해인사 입구에서 직진길을 택해 골짜기의 지루한 산행 2시간 남짓... 기분좋은 볕을 느끼며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해발 1200m쯤)에 이르러서야 골짜기를 빠져나왔음을 알게하고 발아래는 짙은 운무로 인간세상을 내려 볼 수 없다. 인간세상에서도 이 선계(仙界)를 올려볼 수 없으리라.. 최치원이 이 선계를 차마 버리지 못하여 아직도 인간세상에 내려가지 않고 이 곳 정상부 어디엔가 머무르고 있지 않을까? 실제로 최치원 선생을 다시 인간세상에서 본 사람이 없었으며 시신도 찾지 못했다고 문헌은 전한다. 바로 코 앞의 거대한 암봉에 압도되어 슬그머니 바위틈 사이의 절묘한 길을 따르고 오르니 소머리를 닮았다하여 우두봉으로 불리는 합천쪽 최정상 상왕봉(1430m)과 우측으로 성주쪽 최정상인 칠불봉(1433m)이 나타난다. 먼저 상왕봉에 올라 일망무제(一望無際) 준령에 경외를 표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서쪽 가까이의 두로봉을 따르면 대덕산과 삼도봉과 삼봉산과 덕유산에 이르리라... 10분 거리의 칠불봉에서의 조망은 상왕봉과 달리 수려하고 빼어난 경관에 혼을 뺏긴다. 발아래 서장대 가산 등으로 이어지는 연봉이 유혹하고 운무사이의 내림에 아찔한 현깃증을 느낀다. 해인사쪽 등산로가 [국립공원]이나 [한국의 산하] 홈피 정보와 달리 오로지 하나의 등산로만 유일하게 허용하고 다른 모든 등산로는 폐쇄되었던 것 처럼, 원래 계획했던 서장대에서 가산쪽으로 남릉을 타는 등산로도 폐쇄되어 실망하고 계곡을 따라 성주 백운동쪽으로 하산해야하는 아쉬운 체념할 무렵, 그러니까 서성재에서 국립공원 직원 몇 명이 보여 통제하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등산코스 홍보와 안내를 위한 직원인 것이다. "만물상코스" 지난 1980년 전두환 정권 때 민간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다가 불과 한 두 달 전에 비로소 해제 개방된 코스로 3.6km에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됨을 안내 받고 서장대에 오르니 폐쇄된 가산쪽 연릉이 천정으로 달리고 발아래 안개 사이로 만물상의 장관에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다. 앞으로도 옆으로도 돌아서서도 온통 아기자기한 기암괴석과 절묘한 조화로움에 神 신분인 조경사의 정원 가꾸기인 듯 참으로 경이할만한 신비로운 조화요 배치다. 기기묘묘한 형태로 선 바위틈으로 안개가 흐르니 그 신비함은 더욱 배가 된 듯 하나 성능 떨어진 디카에 제대로 담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가야산 정상부보다 더 많은 등산객들로 좁은 등산길(등산로가 바위 사이로 절묘하게 나있어 한 사람 정도 지나다닐 정도로 폭이 좁다.)이 북적인다는 점이 좀 불편하였다. 성주 백운동이 조망되면서 오후 2시 좀 못 된 시각에 하산하여 7시간 산행으로 그간 미뤄뒀던 숙제를 홀가분하게 행복하게 마친다.